"인자"(the Son of man)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인자”에 대한 개념은 “인간으로 오신 그리스도”, 즉 겸손하신 예수, 또는 인간을 구원하시는 예수 등이다(마 11:19; 17:9; 18:11). 그도 그럴 것이 인자로서의 모습이 주로 그려져 있는 누가복음에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까지 대상으로 하는 구원의 길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복음의 수신자 데오빌로(눅 1:3)는 이방인이었고, 누가복음의 기록 목적은 데오빌로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구원자이심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경에서 “인자”라는 말은 단지 구원자라는 뜻만을 내포하지는 않는다. 특별히 마태복음에서 그 의미는 좀 달라지는데, 마태는 그 이름을 “다윗의 아들”이라는 이름과 거의 동일시한다. [“인자”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말할 때 사용된다면, “다윗의 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왕되심을 나타낼 때 사용된다.]

“인자”(the Son of man)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하나님의 이름에 속한다. “인자”(the Son of man)와 단순한 “사람의 아들”(a son of man)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면 예수님을 하나님이 아닌 단순한 인간으로 오해하게 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은 사람의 아들(the son of man)이 아니심을 나타내는 민수기 23:19을 예수님께 잘못 적용하여 하나님이신 그 분을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다.

이 “인자(the Son of man)”라는 용어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가리켜 즐겨 사용하신 독특한 용어이기 때문에 성경전체에 87번 나오지만 사복음서에만 83번이나 언급된다. 구약에서는 이 용어가 단 한 번 언급되는데, 이것이 이 의미를 알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성경에 나오는 모든 다른 용어도 그렇다시피 그 단어가 성경에서 처음 발견되는 곳을 주의 깊게 봐야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성령님께서 그 단어를 어떤 의미로 계속 사용하실지 우리는 알 수 있다.)『내가 밤에 환상들을 보았더니, 보라, 인자 같은 분이 하늘의 구름들과 함께 오셔서 옛날부터 계신 분에게 오시니 그들이 인자 같은 분을 그 분 앞에 안내하였더라. 거기에서 그 분께 다스림과 영광과 왕국이 주어졌으니, 이는 모든 백성과 민족들과 언어들이 그 분을 섬기게 하려 함이더라. 그 분의 다스림은 사라지지 않을 영원한 다스림이며 그 분의 왕국은 멸망하지 않으리라』(단 7:13,14).

여기 다니엘 7장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인자 같은 분”은 옛날부터 계신 분(하나님)으로부터 다스림과 영광과 왕국을 이어받으실 분인데, 모든 백성과 민족들과 언어들이 그 분을 섬길 것이며, 그 분의 왕국은 멸망하지 않는 영원한 왕국이 될 것이다. 이 “인자 같은 분”은 초림때 오셨지만 그 백성(유대인들)이 그 분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일은 재림 때 일어날 것이다.

특히 마태복음 25:31-46에서는 “인자”라는 말이 심판자와 연결되어 설명되었는데, 그 “인자”는 또한 다윗의 보좌인 “영광의 보좌”에 앉으신다. 그러므로 “다윗의 아들”과 “인자”라는 말은 각각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말이다.

“인자”라는 말이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나타낸다고 할 때 우리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점은, 인자라는 말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을 입으시고 땅에 계시던 동안 쓰여지던 말이라는 것이다. 지금 교회시대에 하늘에 계시는 예수님을 가리켜 인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우리는 그분이 인자가 되셨다고 말하지 그분이 지금 인자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도 그의 서신들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 분이 육신을 입으시고 땅에 계시는 것은 초림 때와 재림 때, 두 경우가 다 포함된다(마 12:8,32; 16:13). 결코 초림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태복음에서 더 강조되고 있는 것은 왕으로서 오시는 재림이다. 특히 마태복음에서는 재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인자라고 묘사할 때가 많다(마 10:23; 13:41; 16:27; 19:28; 24:27,30,37,39,44; 25:13,31). 초림 때에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왕되심의 표적을 행사하셨다. 그래서 “인자”라는 말은 땅에 속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다윗의 아들”과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인자’가 ‘다윗의 아들’과 구별되는 것은, ‘인자’는 온 인류를 다루면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인자’라는 말은 구원과 관련해서 사용될 때에도 온 인류의 구원자로서 사용되고, 심판과 관련해서 사용될 때에도 온 인류의 심판자로서 사용된다. 그에 반해 ‘다윗의 아들’은 이스라엘과 좀더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다윗의 아들은 이스라엘의 약속된 메시야로서, 사무엘하 7:12-16에 제시된 다윗의 언약을 이루시는 이스라엘의 왕이시다. 그러나 이 두 용어의 미묘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용어는 재림하시어 “왕”이 되시는 메시야라는 같은 의미로 쓰이곤 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켜 인자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말하거나 또는 찬양할 때마다 우리는 항상 그 분의 재림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